행복한 관계 맺기

INTP와 연애하는 법

야너도행복할수있어 2022. 6. 1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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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INTP다. 그것도 무척 극단적인 INTP다. 다행히 결혼에는 성공했지만 방구석에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걸 무척 좋아하며, 쓸데없는 정보들에 대한 탐독 욕구가 무궁 무진히 샘솟는 사람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굳이 먼저 연락하지도 않는데다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카톡 알람이 괜히 여러 번 울리게 하면 짜증이 좀 샘솟는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아싸' 중의 '아싸'인 나도 장기간의 연애와 결혼에 성공했는데, 여기서 그 비결과, INTP라는 종족의 사고방식·그에 따른 대응 방법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1. INTP의 주요 특징 정리

[I] 내면, 내향, 생각

[N] 직관, 이상, 이론, 예측

[T] 사고, 논리, 사실판단

[P] 인식, 자율성, 유동성

 

논리적인 사색가, 즉 아이디어 뱅크형이다. 기본적으로 감정이나 생각을 외부로 표출하는 걸 에너지의 소모라고 느끼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는 편이다. 외부에서 인식한 정보들을 논리적인 사고로 차곡차곡 정리하는 걸 즐기되 문제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거다. 현실 세계와는 꽤 많이 동떨어져 있지만 나름의 체계를 갖춘 생각을 구축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그래서 타인이 보기에는 괜히 쓸데 없는 생각이나 하는 것 같고, 장황하게 자기 세계에 갇혀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성향 때문인지 일상의 현실적인 과업을 수행하거나,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데 약점을 보인다. 다만, INTP의 비현실적인 사고체계가 현실과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역량 발휘하기에 주저하지 않고 오히려 열정적으로 임하곤 한다.

 

2. INTP의 연애 스타일

기본적으로 INTP는 연애와는 궁합이 잘 맞지는 않는 것 같다. 상대방의 감정에 잘 공감도 못할 뿐더러 별로 관심도 없다. 눈치 채도 이미 늦었을 따름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연애라고 했을 때 수행해야 하는 데이트 계획 세우기, 이벤트 등의 현실적인 과업에도 INTP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이건 그들이 당신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정말 좋아하고 사랑해도 기질상 그게 잘 안 맞아서 서투른 거다.

 

하지만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그들의 사고 체계는 무척 정교하고 탄탄하기 때문에 가치관이 한 번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면 쉽사리 흔들리거나 바뀌지 않는다. 게다가 감정에 휘둘리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늘 한결같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들이 누군가와 연애를 한다는 것도 나름의 사고 실험을 통해 결론을 맺고 난 뒤에 행동을 개시한 것이기에 그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이 하지 않는다. 즉, 꾸준한 연애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거다.

 

2. INTP는 이렇게 다뤄라

첫째,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줘야 한다. 이들은 현실 감각이 전혀 없고 관심도 없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현실 세계로 끌어 내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꽃 받길 원하는가? 그럼 언제 무슨 꽃을 사 오라고 이야기 해야 한다. 로맨틱한 연애의 모습은 아닐지 몰라도, 엎드려 절 받기일 지언정 그래도 받으면 기분 좋지 않을까. 다만 주의할 점은 지극히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으면 못 알아 먹을 가능성이 무척 크다는 거다. 추상적이거나 모호한 표현은 금물이다. 그래도 그들이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의 주문을 최대한 이행하려 노력할 거다.

 

둘째,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 자꾸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공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INTP라는 족속들. 그들은 그게 좋아서 하는 게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자꾸만 그렇게 되는 거다. 배고프면 배가 꼬르륵 거리듯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그걸 억지로 못 하게 하거나 방해하면 부작용만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원래 그런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주자. 그리고 그들이 생각의 바다 속으로 빠졌다가 다시 나올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주자. 마냥 내비 두라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의 제한은 두되, 최소한으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은 줘야 한다는 거다. 이 정도만 해 줘도 아마 INTP들은 감지덕지 할 거다.

 

셋째,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줘라. INTP들의 특징은, 전혀 쓸데없는 이야기 늘어놓기를 좋아한다는 거다. 입에 거미줄 칠 때까지 한 마디도 안 하다가도 관심사가 일치하는 사람을 만나면 몇 시간이고 떠들 수 있는 게 그들이다. 하물며 연인과의 대화에서는 어떤가. 괜히 뉴스나 어디서 수집해 온 신기하고 새로운 정보를 자랑스럽게 과시하듯 떠들어댄다. 오늘 밥 뭐 먹었냐 이런 현실적인 대화는 저 뒤로 미룬 채, 미국의 금리가 어째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되느니, 오징어의 손이 무엇인지 아냐느니 이런 것들만 늘어 놓는다. 두려워하거나 싫어할 필요가 없다. 대충 들어 주면 된다. 적당히 맞장구 쳐 주면 된다. 이들은 그저 이게 너무 신기해서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입이 근질거렸을 뿐이다. 그게 하필 연인인 당신이었을 뿐이고. 아주 당연하게도, INTP들의 이런 허무맹랑한 대화 주제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은 주변에 별로 없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당신이 아주 조금이라도 그들이 쏟아내는 정보에 관심을 가지는 시늉을 한다면 INTP들은 무척 호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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