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팁들

왼손잡이 아빠의 왼손잡이 아이 육아 방법

야너도행복할수있어 2022. 8. 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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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로 사는 건 불편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왼손잡이라면요..?

 

왼손잡이 자녀를 둔 부모님들, 걱정이 전혀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 겁니다. 우리 아이가 왼손을 주로 사용한다고 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이 '우리 아이는 왼손잡이인 것 같아요~' 하시면 솔직히 우려가 앞서기도 합니다. 왼손잡이는 육아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생깁니다.

 

저는 '진또배기' 왼손잡이입니다. 세상과 타협한 '반쪽' 왼손잡이와는 달리, 글씨도 왼손으로 쓰고 밥도 왼손으로 먹습니다. 컴퓨터 마우스 등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 빼고는 전부 다 왼손으로 합니다. 제 나이대까지만 해도 저 같은 진성 왼손잡이는 수많은 교정 시도를 겪었습니다. 부모님, 유치원 선생님, 학교 선생님, 지나가는 어르신들... 숱한 사람들이 왼손잡이를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보고 열심히 오른손잡이로 바꿔 놓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제 연령대의 왼손잡이들을 보면 농담으로 '고집이 무척 세구나'라고 이야기합니다. 엄청난 교정 시도를 다 꺾고 아직도 왼손을 쓰고 있는 거니까요.

 

그러나 왼손잡이인 저도, 왼손잡이로 살면 불편한 점이 참 많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왼손잡이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편함은 오른손잡이들이 결코 예상하지 못할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 역시 제 자녀가 할 수 있으면 오른손잡이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자녀는 이 불편함을 겪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이제 갓 돌이 된 제 딸이 왼손을 쓰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둘러 왼손잡이 자녀를 육아할 때의 유의점을 찾아 보았습니다. 한 곳에 정리되어 있는 자료는 없어 이곳에 모아 공유합니다. 일평생 왼손잡이로 살아 온 제 견해도 약간 넣었습니다. 왼손잡이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왼손잡이의 원인

왼손잡이의 원인은 유전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가족 중 왼손잡이가 있을 경우 자녀가 왼손잡이일 확률이 대폭 올라간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왼손잡이는 '타고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사실을 왼손잡이 자녀 육아할 때 꼭 기억하고 계셔야 합니다. 자녀가 왼손을 쓰고 싶어서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을요.

 

저 역시 아버지가 원래 왼손잡이셨고, 외가 쪽에도 두어 명 왼손잡이가 있습니다.

 

 

2. 왼손잡이가 결정되는 시기

왼손잡이가 결정되는 시기는 통상 5세 전후입니다. 1-2세 때 주로 쓰는 듯한 손이 있긴 한데, 이 시기에는 성장하고 발달하면서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3-5세 때 주로 쓰는 손이 정착되고 확연이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가 왼손잡이다라고 하려면 5세쯤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육아 시 유의해야 할 점은, 1-2세때라도 지나치게 안쪽 손만 사용한다면 기능 발달에 문제가 없는지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쪽 손이 더 편해서 한 손만 쓰는 것과, 다른쪽 손이 불편해서 덜 불편한 손을 쓰는 건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합니다.

 

 

3. 왼손잡이 잘못된 교정은 부작용을 불러 온다

왼손잡이 자녀 육아 중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왼손잡이는 꼭 교정해야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교정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교정 방법은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거든요.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교정은 심리적으로 아이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합니다.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왼손잡이의 원인이 유전적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걸, 부모님과 양육자가 틀리다고 이야기한다면 당연히 혼란함을 느끼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오른손을 써 보라고 하는데 그게 또래들처럼도 안 되고 마음처럼도 안 되니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요.

 

지금 성인인 왼손잡이 분들은 직접 강제 교정을 대부분 겪어 보셨을 것이기에, 그 부정적 효과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압적인 교정보다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 고민을 하시더라고요. 반대로 오른손잡이 부모님은 본인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다소 서툰 방법으로 왼손잡이 자녀를 고치려고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교정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육아할 때 올바른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4. 왼손잡이 아이 육아 방법

왼손잡이 아이 육아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왼손잡이 자녀가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야 합니다. 5세가 넘어가면 아이들은 자기가 또래 친구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친구들은 모두 오른손을 사용하는데, 본인은 왼손이 훨씬 편하거든요. 심지어 대부분 선생님들도 오른손잡이입니다. 펜을 잡는 등의 행위가 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님이 자녀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시고, 왼손잡이는 틀린 게 아니라 조금 다른 거라는 이야기를 시시때때로 해 주세요. 아이가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럽지 않도록 보듬어 주세요.

 

둘째, 왼손잡이 자녀가 오른손 근육을 자연스럽게 발달할 수 있도록 육아 방향을 잡아주셔야 합니다. 이 세상 대부분의 사물은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지고 설치되었기 때문에 왼손잡이는 필연적으로 오른손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빈도는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쓰는 것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설령 왼손잡이라고 하여도, 오른손을 사용에도 어느 정도 친숙해지도록 충분한 발달 자극을 주시고 기회를 제공해 주세요. 그러다가 오른손으로 글씨 쓰는 게 더 편하면 오른손으로 글씨 쓰는 왼손잡이가 되기도 합니다. 오히려 교정한답시고 왼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반발심으로 더 왼손만 쓰려고 하기도 하니 부모님의 적절한 개입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5세 전후로 왼손잡이인 것 같다가, 자연스럽게 오른손잡이로 바뀌기도 하는데 괜찮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5. 왼손잡이로 살면 불편한 점들

왼손잡이로 살면 이런 점들이 불편합니다. 필연적으로 오른손을 사용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다수인데요, 유아 시절 발달 과정에서 오른손에 대한 충분한 자극이 없다면 이렇게나 인생을 살아가는 데 피곤하기 마련입니다.

 

마우스는 오른손으로 써야 합니다. 컴퓨터를 쓸 때마다 왼쪽으로 옮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우스로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합니다. 지하철, 버스 등 교통카드를 찍는 위치도 오른쪽입니다. 특히 지하철 개찰구는 왼쪽에 실수로 찍은 적이 몇 번 있네요. 문 손잡이도 오른쪽에 달려 있거나, 돌리는 방향이 오른쪽이거나 합니다. 가위도 왼손잡이용이 따로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날 방향이 반대입니다. 그래서 왼손잡이가 일반 가위를 사용하면 잘리지는 않고 씹히기만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위질을 좀 서툴지만 오른손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홀드 버튼도 오른쪽에 있습니다. 바지 등 지퍼도 오른손으로 올리고 내리게 되어 있습니다. 여성복의 경우 왼쪽으로 트여 있기도 한데 그건 왼손잡이용이 아니라, 아주 옛날 여성복은 타인이 입혀주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니 결국 오른손잡이를 배려하여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식사할 때도 왼손잡이의 불편합은 계속됩니다. 왼손으로 식기구를 사용하는 왼손잡이는 자꾸 왼쪽에 앉은 오른손잡이와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왼손잡이는 양해를 구하고 맨 왼쪽 벽에 붙어 앉거나, 식사는 오른손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목시계도 왼손잡이는 오른손에 찹니다. 그런데 용두가 오른쪽에 있으니 손목에 걸리기도 합니다. 손목시계를 차고 컴퓨터는 어렵습니다. 마우스를 오른손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오른 손목에 손목시계가 있으니 거추장스럽습니다. 엘리베이터 버튼도 오른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버튼은 오른손으로 누르지요. 대학교 강의실 등에 있는 일체형 책걸상은 최악입니다. 왼손잡이는 몸을 비틀어서 필기를 해야 합니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 정도네요. 우리 아이가 왼손으로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데, 그 짐을 좀 덜어 주려면 오른손 발달을 충분히 시켜 주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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