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린이의 중간점검을 보고 및 기록합니다.
나의 운동 스토리
초등학교-고등학교까지 심각할 정도로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았습니다. 몸무게 변화도 극심해서, 중학교 당시만 해도 정말 깡마른 몸이었으나 고등학교 때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차츰 살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체육 성적은 한 번도 좋아본 적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안 해서 못 하고-못 하니까 안 하고-안 하니까 더 못 하고-악순환이 반복되어 구기종목을 비롯한 모든 체육 활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 왔습니다.
20대초에는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살이 무진장 많이 붙었습니다. 제 키가 179cm인데, 당시 92kg까지 나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근육 하나도 없이 순전히 살로만요. 스트레스의 원인은 몇 가지가 있었는데 입시 실패와 군대 입대일의 도래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이 때 저의 뚱뚱한 모습까지 사랑해 주었던 당시 여자친구에게 참 고맙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지금 제 아내가 되어 있네요.
군 시절에 드디어 운동이라는 걸 시작했습니다. 제가 시작한 운동은 헬스였어요. 구기종목은 제 운동신경이 받쳐주질 않아서 포기했답니다. 맞선임과 맞맞후임 중에 정말 몸 좋은 친구가 있었는데 부대 내 체력단련실에서 같이 운동을 했거든요. 특히 맞선임에게 운동을 많이 배웠습니다. 이 때 운동의 계기는 두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째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돌아서 운동이라도 했어야 했고, 둘째는, 몇 개월 간 마룻바닥에서 모포 하나만 깔고 자야 했던 적이 있는데 자고 일어나면 정말 허리가 너무 아파서 운동이라도 좀 하면 나아질까 해서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 맞선임이 그래도 기초부터 운동을 잘 알려준 듯 합니다. 처음 4주간은 맨몸 스쿼트, 푸시업, 맨몸 데드리프트만 죽어라고 했어요. 첫 4주간 하루라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자기에게 운동 배우는 건 포기하라고 했답니다. 이왕 시작한 것 제대로 해 보고 싶었던 저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기초운동을 했습니다. 워낙 기초가 없었기에 남들보다 느렸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군 생활 중 약 1년 간 맞선임과 꾸준히 같이 운동을 했더니 약골에서는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몸무게도 20kg 가량 줄어서 입대할 때 받았던 군복이 맞지 않을 정도였어요. 그렇게 건강한 몸으로 전역하게 됩니다. 다만 20년간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던 저의 신체이기에, 이 정도만큼 해서야 남들과 같은 출발선에 선 느낌이었어요.
20대 중후반, 전역 후에는 당분간 헬스장에 등록하여 운동을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같이 하는 사람도 없고 따로 시간을 내서 해야 하다 보니까 영 성과가 좋진 않았습니다. 동기부여가 없으니까 헬스장에 가는 빈도도 그렇고 운동 강도도 그렇고 하향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학교 다니랴 과외 하랴 연애 하랴, 취업 준비 하랴 정신 없는 시간을 보내며 헬스장과의 심리적 물리적 거리가 점차 멀어집니다.
첫 직장에 입사한 직후 저는 바로 결혼 준비에 들어갔는데요, 첫 직장이 안 그래도 워라밸이 완전히 무너진 곳이었던 데다가 결혼 준비 차 아내와 같이 다이어트에 들어가면서 1년 넘게 운동을 아예 그만 뒀습니다. 다이어트는 성공적이었지만 근육도 엄청 줄어들었어요. 그 이후 딸이 태어나고 이직하고 하면서 거의 3년여 아예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직장은 직원 복지로 업무 시간에 PT를 받을 수 있어서 현재는 꾸준히 다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 꽤 열심히 운동을 하다 보니까 운동 능력이 조금씩 늘어서 이제는 헬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아요.
나의 현재 운동 상태
신체 스펙부터 말씀 드려야 하겠지요.
- 키: 179cm
- 몸무게: 89kg
그렇습니다. 과체중입니다. 그것도 심한 과체중이요. 배도 좀 나왔고 구석구석 살집도 있습니다. 결혼할 당시에는 72kg 정도였는데 스멀스멀 늘더니 여기까지 왔어요. 좀 덜 먹기도 하고 운동도 해 보고 했는데 몸무게가 일 년 넘게 여기서 고정입니다.
최근에는 여기까지 무게를 올렸어요.
- 데드리프트: 145kg
- 벤치프레스: 100kg
- 스쿼트: 110kg
데드리프트는 무게가 숨펑 숨펑 느는 편인 것 같고, 스쿼트는 무게가 천천히 늘고, 벤치프레스는 무게가 정말 안 느는 것 같아요.
딸아이 몸무게가 13kg 정도 되는데 한 팔로 안고 다니고 싶어서 이두랑 삼두 운동도 꽤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근비대 목적으로 12-14회 반복할 수 있는 횟수로 한 세트를 구성했어요. 최근에는 지향점이 약간 달라졌습니다. 일단 스트렝스를 키우려고 노력 중이에요. 총 5세트를 한다고 하면 1-2 세트 워밍업, 3-4세트 90% 힘과 체력으로, 5세트 당일 컨디션으로 들 수 있는 최고 무게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세트에서 최고 출력을 낼 수 있도록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워밍업만 잘 해 주면 생각보다 고중량으로 운동할 수 있더라고요. 이렇게 스트렝스 위주로 운동 방향을 바꾸고 나서부터 답보 상태였던 운동 능력이 확 느는 게 체감됐습니다. 지금은 매주 조금씩 3대 운동의 최고 무게를 갱신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호흡을 깊게 하면서 무게를 좀 더 많이 들 수 있게 됐어요. 어느 날 운동을 하다 보니 느껴지는 게 제 들숨이 너무 짧더라고요. 그래서 충분히 숨을 들이쉬고자 의식했더니 운동이 그 이후부터 엄청 잘 되고 있습니다.
다만 살을 빼는 건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좀 적게 먹어도 딱히 살이 빠지지는 않네요. 최종적으로는 살도 좀 걷어내고 예쁜 몸을 만들고 싶습니다.
운동하는 날만 저녁에 단백질 쉐이크를 두 스쿱 먹고 있어요. 평소 식단이 고기 위주라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 먹는다고 해서 전보다 훨씬 근육이 잘 느는 것 같아요. 제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요.
운동은 주 2-3회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거의 무분할로 짜는 데다가, 한 번 할 때 제대로 온 몸을 혹사시키기 때문에 이 정도 빈도가 적절한 것 같아요.
나의 운동 목표
- 일상 생활에서 어느 정도 무게 있는 것들을 들 때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가구 옮기거나 할 때 충분한 힘이 있으면 좋겠다.)
- 딸을 한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두돌 13kg까지는 할만 함)
- 운동의 목표는 근비대가 아니라 건강이다.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근비대 하고 싶지 않음)
- 유사시 가족을 지키거나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더 운동에 정진해서 다음에는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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